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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킨은 정말 간단한 일인 것처럼 말했다. “토트넘에 가서 해리 케인을 데려와야죠. 정말 쉽습니다.” 그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일인 양 말했다. 그리고 아마 당신이 올 시즌 초에 이 TV 토론을 보고 있었다면, 스카이스포츠의 나머지 전문가들이 단체로 멍해졌던 것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토트넘 팬이 아니라면 재밌는 대화였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결정력 부재에 대해 말하던 개리 네빌은 그의 동료가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고 싶어 했다.
“진지하게 그러는 거예요?”
당시에는 무직이었지만 몇 주 뒤에 토트넘의 감독이 된 조세 무리뉴는 킨과 함께 있을 때 그것을 알고는 킨을 향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는 그런 반응에 약간 당황한 듯했다.
“뭘 쳐다보는 겁니까?” 그는 궁금해했다. “케인은 눈을 감고도 한 시즌에 20골을 넣어요. 데려 와야죠. 유나이티드는 혼란스러운 상태예요. 케인을 영입해야 합니다.”
이는 아마 당신이 토트넘을 응원하지 않는다면 재밌는 대화였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클럽의 주축 선수가 팀을 옮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팬들의 귀에는 상당히 거슬렸을 것이다.
킨의 말은 그가 토트넘을 진정한 빅클럽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최소한 A급 선수들을 잘 지키기에 충분히 큰 팀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내포했다.
그는 토트넘이 여전히 엘리트 클럽들보다는 1, 2급 정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킨은 알렉스 퍼거슨 경이 드레싱룸에서 “야, 토튼햄이다” 하는 팀 토크를 하던 유나이티드에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말의 저의에는 잘난 체와 건방을 떨려 하는 것도 있었다.
6년 계약 중 단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리얼 월드(릅신)로 돌아와서, 케인을 현재 그의 클럽에서 빼오는 게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실은 그 반대다. 그는 NFS 대상이고, 현재의 안락한 클럽을 떠나려고 한 적도 없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이야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토트넘 팬이라면, 현재 그가 6년 계약 중 단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하면 될 것이다.
2024년까지 지속될 계약을 통해, 케인은 토트넘의 회장 다니엘 레비에 의해 통제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당장 레비에 대해 알아야 할 한 가지는 그가 누가 와도 굽히지 않는 사람이란 것이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토트넘이 현재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게 될 때 케인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진다. 또한 현실적으로 이 클럽이 타이틀을 향한 도전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만한 파워를 갖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케인은 잉글랜드의 주장이자 지난 월드컵의 골든 부츠 수상자이고, 자신의 골 기록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것과 비교할 때 상응하는 단계까지 쌓아갈 것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향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 위상과 야망을 가진 선수가 토트넘이 너무나도 끔찍하게 퇴보하면 어떤 감정을 느끼겠는가?
케인이 2018년 6월 엄청난 장기 계약에 서명했을 때, 이런 얘기가 토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는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팀 전체가 호감을 갖도록 하는 사람으로서 활기가 넘치는 케인과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은 자신감을 가진 선수들의 그룹을 형성했다.
토트넘은 지난 3시즌 간 3위, 2위, 3위로 리그를 마쳤다. “미래가 정말 기대돼요.” 케인은 말했다. “지속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해 프리미어리그와 FA 컵 말고도 또다른 목표를 갖게 된다면 정말 환상적일 겁니다. 우리는 우리가 갈 수 있는 최고의 자리까지 갈 거예요.”
케인은 이후 두 시즌 동안 68경기에서 43골을 득점하며 확실히 제 몫을 다했다. 그는 여태까지 토트넘에서 총 183골을 기록하며 역대 토트넘 선수들 중 지미 그리브스(266골), 바비 스미스(208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한 선수이다. 또한 그는 며칠 전에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골을 넣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든 달에 득점을 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또한 케인이 그가 상대했던 모든 1부리그 팀을 상대로 득점했다는 것을 뜻한다. 총 29팀을 상대로 말이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케인은 ‘역사를 써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케인이 정말로 써 나가길 원하는 부류의 역사인가?
영원히 남는다 확언할 수 없지만 꼭 아닐 거라고 할 수도 없다.
그의 팀은 3-1로 패배했고, 지난 9경기 동안 오직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와 FA 컵에서도 탈락했다. 토트넘은 다음 경기인 에버튼 전에서 패하면 10위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 이는 무리뉴 커리어에서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는 시즌이고, 이 포르투갈 감독은 토트넘에 부임하기 전부터 그가 우승 청부사라는 마법 같은 면모를 잃었다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케인이 생각해왔던 모든 것들이 끊임없이 잘못돼 가고 있는 것에 대해 괴로움, 심지어 환멸감을 느껴도 놀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는 토트넘을 사랑하고, 언제나 이 클럽을 사랑하겠지만 그것만으로 팀에 영원히 남을 수는 없죠.” 지난 3월, 케인은 말했다. “내가 항상 말해왔듯이 만약 우리가 팀적으로 발전하거나 옳은 방향으로 가지 못한다고 느껴지면 아무 생각 없이 팀에 남아있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야망가예요. 발전하고 계속 나아져서 최상급 선수가 되기를 원하죠. 그리고 이는 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우리가 어떤 식으로 나아가느냐에 달려 있어요. 그래서 내가 이 팀에 영원히 남는다고 확언을 할 수는 없지만, 꼭 그렇지 않을 거라고 할 수도 없는 겁니다.”
케인이 ‘항상’ 이런 말을 해온 것은 아니다; 그가 이적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것 자체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또한 아마 당신은 토트넘의 전 감독 해리 레드냅이 케인의 딜레마와 선수가 이적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인터뷰를 봤을 것이다.
레드냅이 말하기를 케인은 ‘절대로 우승 도전이 가능하다고 볼 수 없는’ 퇴보했던 팀의 일원이었다. 그 누가 이에 토를 달 수 있겠는가? “만약 그 정도(우승 도전을 할 수 있는 팀)의 발전이 다음 시즌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는 이적을 생각할 수 있죠.” 레드냅은 덧붙였다. “모든 이들이 그를 원할 거예요.”
그러나 모든 클럽이 그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케인이 무려 6년에 달하는 계약을 맺어 놨다는 것이다.
레비의 운영 방식을 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잠시 레드냅의 말이 옳았고 케인은 결국 순위표 최상단에서는 티끌만하게 보일 정도로 멀어진 팀에서 뛰는 데에 지쳤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케인이 4년 계약에 사인했다면 그는 이미 계약 기간의 반 정도를 보냈을 것이고 토트넘은 그의 시장 가치가 하향 곡선에 들어선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물론, 그는 그러지 않았다.
레비는 영악하다. 아직 4년이나 남은 케인의 계약 기간은 구매자가 그를 영입할 때 분명 터무니없이 큰돈을 내놔야 할 것이라는 뜻이 된다. 이러한 상황은 내년 여름, 그리고 내후년 여름까지 지속될 것이다. 이는 토트넘을 지켜준다. 그들이 코너에 몰릴 위험성을 제거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토트넘이 그들의 엄청난 스타 선수를 팔려는 생각을 하는 건 레비의 운영 방식을 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케인이 서른이 되고 계약 기간의 마지막 해에 다다를 2023년 여름까지는 말이다.
토트넘 팬들에게 가장 슬픈 것은 그들의 클럽이 리그에서 가장 지켜볼 만한 팀들 중 하나였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이야기는 토론 거리도 되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서포터들 역시 포체티노가 이끌었던 팀의 점진적인 해체와 지난 시즌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로 인해 어느 정도 가려진 수준 하락을 똑같이 느끼고 있을 것이기에 케인의 좌절감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일 워커가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뒤 세 시즌 동안 토트넘의 역대 리그 트로피와 같은 양의 우승을 한 것을 생각하면 케인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워커는 상대 팬들로부터 리그를 흑백 시대(1967년 이전의 텔레비전)에 우승했다는 챈트를 들어야 했던 클럽을 떠났다. 그는 뒤이어 두 개의 리그 트로피, 한 번의 FA 컵 우승, 3개의 리그 컵과 두 번의 커뮤니티 실드 우승을 하게 된 클럽에 합류했다. 시티는 현재 FA 컵 4강까지 진출했고, 그 이후에는 1차전에 베르나베우에서 2-1로 승리했기에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올라갈 가능성도 꽤 높다.
내년 여름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계약이 만료되면 시티가 새로운 공격수를 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케인의 머릿속을 스쳐간 적은 없었을까.
이는 어떤 식으로든 토트넘을 폄하하거나 케인이 엄청난 애착을 갖고 있는 클럽에 대한 그의 애정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그저 – 현재로서는 – 중위권 팀에서 뛰는 슈퍼스타 선수의 현실일 뿐이다. 케인은 27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고 이론적으로 차후 몇 년이 그의 전성기가 될 것이다. 아직도 첫 트로피 세레머니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가 만약 가끔 다른 팀의 더 큰 목표를 향한 모험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더라도 그를 비난해서는 안될 것이다.
토트넘의 전반적인 상황을 다룬 Q&A 포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