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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순위표의 끝자락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팀들에게, 세계적인 팬데믹은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제공했다: 스포츠의 정정당당함(sporting integrity)이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 시즌의 조건을 바꾸면 대회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질되기에 강등을 강요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금요일, 협회와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들은 재시작 프로젝트(Project Restart)의 원칙을 제시했다. 리그는 앞으로 5주 동안 많은 업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6월 12일 이내에 경기 일정을 재구성하가를 원한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이는 리그의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시즌의 첫 29라운드와는 다르게, 마지막 9라운드에서는 경기가 서포터들 없이 치러질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클럽들이 받아들일 만한 제안으로, 특히 방송사들이 남은 경기들을 모두 생방송으로 중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금요일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경찰 당국과 스포츠 안전 협회(Sports Ground Safety Authority, SGSA – 스포츠 안전 협회는 한국어 공식 명칭이 아닌 의역)는 팬데믹이 진행 중인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경기를 열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정했다. 예를 들어, 몇몇 스타디움은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 경기장 밖에서 군중들이 모일 수 있다는 문제를 야기하고 그 근처의 주거 지역에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나갈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때문에 축구의 재개는 이제 홈이나 원정 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잔여 경기들이 모두 중립 지역에서 펼쳐진다는 것을 뜻한다. 프리미어리그는 경기에 참여하는 두 클럽이 비슷한 이동 시간을 거쳐서 도착할 수 있는 위치의 이용 가능한 구장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스포츠의 정정당당함’이 등장한다.
브라이튼 & 호브 알비온의 최고 경영자 폴 바버는 항의했다. “시즌의 중요한 시기에 중립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우리의 관점에서 봤을 때 대회의 정정당당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멕스 스타디움을 알비온 팬들 27,000명이 다 채우는 것은 아니더라도, 리그 상위권 팀들을 우리의 스타디움과 친숙한 팬들 없이 치르는 것은 분명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물론 우리는 남은 4번의 원정 경기를 중립적인 구장에서 치르는 것이 이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남은 경기들이 앞선 일정과 똑같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는 첫 29경기를 이런 방식으로 치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의 의견은 이 방식이 다른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브라이튼의 입장은 어느 정도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레이엄 포터의 팀은 남은 5번 중 4번의 홈 경기에서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을 만나고, 클럽은 승리할 확률이 홈에서 떨어진 곳에서 경기를 치름으로써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등권 경쟁 중인 다른 클럽들도 홈의 이점을 간절히 원할 것이다. 한 클럽의 간부는 10개 구단 정도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월요일 아침에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는 이런 견해를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프리미어리그 전 구단 회의는 리그 상위권과 하위권을 가리지 않고 클럽의 이익을 증진시키려는 마음을 먹은 경영진들에 의한 가식이나 언론 브리핑이 빠지지 않고 뒤따른다.
얼마 뒤에 있을 다음 단계는 중립 지역에서의 시즌 재개에 동의하는지에 대한 투표가 될 것이고, 왓포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리치 시티, 아스톤 빌라는 이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어리그의 규정 변경에 관한 투표는 최소한 14팀이 찬성해야 가결되고 이는 재시작 프로젝트에 취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물론 이 안건이 불완전한 해결책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우리는 머지사이드나 북런던 더비 같은 유서 깊은 경기들이 익숙한 경기장 밖에서 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기이하고 무감동할 것이다. 불만을 제기하는 것도 당연하다.
예를 들어 토트넘 핫스퍼는 그들의 새로운 경기장을 지었을 때 챔피언스리그 경기들은 웸블리에서 치르는 동안 홈 경기는 구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치렀다. 구 경기장은 웸블리와 비교해 더 짧고 좁은 경기장이었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각각 다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훈련과 패턴 플레이를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이는 성적 하락과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감독들이 한 걸음 앞서기 위해 24시간 동안 어떻게 일하는지 듣게 되고, 그렇기에 그들은 빛날 기회를 받게 된다.
그러나 하위권 클럽들은 이 계획에 찬성하는 데에 조건을 달았다: 강등의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그들이 원하는 바에 정확히 맞을 것이다. 그러나 ‘정정당당함’이라는 가치는 훼손될 수 있다. 시즌 시작 때, 모든 클럽들이 우승팀이 나올 것이고 4팀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고, 다음 두 팀은 유로파리그에 진출하며 최하위 3팀은 강등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리그의 치열한 경쟁은 세 팀이 강등된다는 두려움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타이틀을 수여하거나 유럽대항전 참가팀을 결정하지만 동시에 강등을 제거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분명히 한 리그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결국 각각의 사업 규모를 볼 때, 토트넘,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 대항전 진출에 실패하는 것이 노리치나 아스톤 빌라가 강등되는 것보다 덜 피해를 입는다고 말하는 것인가?
알렉스 퍼거슨 경이 2013년에 유나이티드 감독에서 은퇴한 이후, 클럽은 리그 순위로 단 두 번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고 탑급 선수들의 영입은 챔피언스리그로의 복귀를 더욱 어렵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레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올라있고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로의 복귀를 노리는 중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제임스 매디슨 같은 그들의 재능 있는 스타를 지키고 다음 이적 시장이 다가오면 새로운 선수를 끌어들이는 데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그러나 레스터는 아직 위험하다. 그들은 5위안 유나이티드와 8점 차이가 나지만 중단 전 지난 8경기에서 단 2경기 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한 폼이 마지막 9경기에서 지속되어 레스터가 4위권 밖으로 떨어진다면, 아스톤 빌라나 노리치는 강등이라는 큰 손해를 면한 반면, 시티는 심각한 재정적 손실을 겪어야만 하는것인가?
모든 팀이 사리사욕을 갖고 있다. 물론 리버풀도 그들이 받을 자격이 있는 타이틀을 들어올리기를 원할 것이다. 유럽 대항전을 좇는 클럽들은 남은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를 원한다. 강등과 싸우는 이들은 생존을 추구한다. 프리미어리그 본사에 따르면, 그들은 중위권 클럽의 구단주들이 최대한 빠르게 리그를 재개해 치열한 경쟁 체제를 만들어 순위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리그에서 순위를 하나라도 더 높이는 것은 시즌 마무리 후에 더 많은 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미 알고 있듯이,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중계권료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모든 클럽이 762m 파운드의 금액을 반납해야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을 것이다. 방송사들이 정말로 결단을 내리면 한 푼도 남기지 않고 그 금액을 모두 환수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예를 들어 스카이 스포츠는 장기적인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프리미어리그의 파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클럽들을 재정적인 벼랑으로 몰아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등을 없앨 수 있다는 가능성은 많은 해외 방송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의 중계권을 갖고 잇는 스카이와 BT 스포츠가 좋아할 일일까? 결국, 만약 TV 방송사들이 일반적인 경기의 분위기를 생각하고 중계권을 사간 것이라면, 강등이라는 위험도 결과에서 제거될 때 그들이 정말로 원래의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 것이라고 봐야 하는가?
이러한 입장은 방송사의 간부들이 합의를 통해 월요일 오후에 표하고 있는 것이었다. 언론의 이런 자세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나 방송사들 모두 주말에 직접 접촉하여 무강등제나 반대의 제안을 할 만한 열기를 갖고 있지는 않다.
방송사와 밀접한 한 소식통은 “클럽들은 방송사에게 중계권료의 전액을 받기를 원하고 모든 경기들이 방송되길 원하지만 TV는 팬들도, 색채도,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경기들을 대량으로 내보내야 해요. 우리는 리버풀이 우승하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 근데 그것도 한 주면 끝이에요. 그건 그냥 누가 4위를 차지하는지 7주를 허비하면서 보여주는 겁니다 – 그러나 만약 맨체스터 시티가 유럽대항전 출전 금지를 선고받으면 좀 더 낮은 순위의 팀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겠죠. 치열한 양상이 형성될 필요가 있어요.”
이러한 저항은 스카이 스포츠가 장기적인 파트너로 있으면서 형식의 변화에 개입하는 역할을 한 적은 없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스카이나 BT 스포츠를 상대로는 영국의 지상파 방송과 유튜브 스트리밍 채널에 서로 다른 경기를 중계하는 체제를 도입하자는 안건을 놓고 더 어려운 협상이 존재한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남은 프리미어리그 9경기 중 4번은 본머스, 브라이튼, 아스톤 빌라, 웨스트햄 전이다. 이 4팀은 리그 하위권에 승점 4점차로 뭉쳐 있는 5팀의 군집이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우리는 시즌 막바지에 돌입할 때 그 팀들이 유나이티드에 도전하고 1부 리그에서의 생존을 위해 엄청난 동기부여를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럽 대항전 진출을 여전히 노리고 있는 9위의 아스널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시즌을 아스톤 빌라(원정), 왓포드(홈)와 경기로 마친다.
이런 한 팀에게는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팀에는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 경기가 있을 때 프리미어리그가 스포츠로서의 정정당당한 가치를 가진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는 다음 시즌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만약 프리미어리그가 몇 팀을 강등시키지 않는다면, 3위팀으로부터 각각 7,6점씩 앞서고 있는 리즈 유나이티드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들은 프리미어리그로의 복귀를 거절당하는 것인가? 특히 리즈에게 재정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어떤 팀이든 챔피언십으로 내려가는 경우보다 더 중대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가 다음 시즌을 22팀이나 23팀 체제로 운영하는 것을 승인한다고 해도, 또다른 문제가 우려된다. 본지는 여러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중계권 수입을 분할하는 팀이 많아지면서 이익은 적어지기에 이 아이디어를 굉장히 크게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 일정이 별도의 준비 없이 선수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우려는 예전부터 존재했다.
1부리그의 경기 수가 늘어나야 한다면 카라바오컵을 희생시킬 수도 있지만, 리그가 정말로 재정적으로 취약한 하부리그 클럽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입원을 없앨 수 있을까?
이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에 관한 문제이다; 모든 이들에게 알맞은 해결책은 없다.
그러니, 이제는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프리미어리그를 뜨겁게 만드는 또다른 요소인 강등에 관한 포스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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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Adam Crafton 2020.05.05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