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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이번 이적시장에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들어섰고, 그 중 대다수가 잘 이뤄졌다. 프랭크 램파드는 카이 하베르츠가 그의 팀의 파이널 써드에 득점력과 창의성을 가져다 주고, 벤 칠웰을 레프트백에, 데클란 라이스를 센터백으로 데려 오길 바라고 있으며,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갱신하며 데려온 케파 아리사발라가보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키퍼도 원한다.
램파드가 처음에 선택했던 선수들을 첼시가 모두 영입할 확률은 매우 적은데, 위 선수들의 현재 클럽이 원하는 이적료로 알려진 금액의 총합이 – 하킴 지예흐와 티모 베르너 영입에 이미 지출한 85m 파운드를 제외하더라도 – 300m 파운드를 넘어가는 것도 요인이 된다. 2020년까지는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 룰을 완화해서 적용한다는 UEFA의 결정은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투자하는 만큼 이적시장에서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가 지난 10년 간 클럽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은 재정적 자생이라는 철학에서 벗어나길 원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는 첼시가 판매 역시 해야 하고, 램파드의 계획 내에 없는 선수들에 알맞은 클럽을 찾아 판매하는 것이 향후 몇 주 간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야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뜻한다. “현 상황에서의 시장은 정말 힘들어요.” 프리미어리그 유수의 선수들을 고객으로 둔 한 에이전트는 본지에 말했다. “이번 이적시장은 바이어들이 지배할 거예요. 그거 하난 확실하죠.”
“클럽들, 선수들, 그리고 축구계에 연관된 업계 종사자들에게 이상적인 축구는 끝이 나버렸어요. COVID-19는 전세계에 경제적인 위기를 불러왔죠. 축구에도 다른 업종과 비슷한 영향을 끼쳤고, 이런 재난은 계획에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 2월에 우리가 지금까지 경기장 입장료, 상업적 스폰서십 등을 통해서는 매출을 전혀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나요? 클럽들은 이제 그들의 선수들을 살펴본 뒤 ‘이제는 쓸모 없는 짐을 안고 갈 수 없다’라고 말하고 있죠.”
첼시는 현재 팀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들을 꽤나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니 드링크워터, 다비데 자파코스타, 티에무에 바카요코는 2017년 여름의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된 주급 도둑들이다. 미치 바추아이와 빅터 모제스는 안토니오 콘테 시절에 괜찮은 활약을 펼쳤으나 현 램파드 체제에는 맞지 않다. 케네디와 바바 라흐만이 마르코스 알론소나 에베르송 팔미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라고 여겨지진 않는다.
첼시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램파드의 향후 계획에는 들어있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조르지뉴와 로스 바클리에 대한 제의는 충분히 들어볼 만할 것이나, 이 클럽에 들어온 센터백이나 레프트백에 대한 제의 중 적절한 가격이라고 평가되는 것은 아직까진 없어 보인다. 2018년 여름에 정말 지나치게 높은 이적료로 영입된 후 올 시즌에는 급락한 폼을 보여주고 있는 케파도 마리나의 판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녀의 협상가적인 능력은 빛을 발해 첼시에서는 더 이상 원치 않는 선수들도 최대한 높은 이적료를 받아내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오스카와 하미레스는 중국에 도합 90m 파운드로 팔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리턴한 디에고 코스타는 25m 파운드의 이윤을 만들어냈다(첼시는 코스타를 32m 파운드에 영입해 57m 파운드로 팔았다). 알바로 모라타는 첼시가 레알 마드리드에 58m 파운드를 지불하고 영입한지 18개월 뒤에 같은 가격으로 아틀레티코에 판매됐다.
지난 여름에는 유벤투스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시즌을 보내고 토리노에서도 1년 만에 경질돼 버린 마우리시오 사리를 선임하기 위해 5m 파운드를 지불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 시장은 달라졌다.
쓸모 없는 선수들을 팔아 이적 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나가는 급여를 줄이는 것이다. 올해 첼시의 선수 연봉 지출은 285.6m 파운드로,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에 올랐고, 클럽 매출의 63.9%를 차지할 정도였다. 미래로 가면 갈수록 무관중 경기의 여파로 잘못된 계약으로 인한 타격은 더욱더 강해질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클럽은 ‘음, 우리는 그를 붙잡아 뒀다가 그에게 오는 오퍼나 상황이 역전되기를 기다릴 수 있어요’라고 말했을 겁니다.” 에이전트는 덧붙였다. “이런 것들이 모두 바뀌어 버렸어요. 이제 클럽 내의 영입 부서들은 더 작고 효율적인 선수단을 구성하려 하고 있죠. 그러나 문제는 축구에서의 계약이 일반적인 고용 계약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축구선수는 하루아침에 잘리지가 않아요.”
첼시의 퍼스트팀 선수들의 평균 주급이 80,000 파운드라고 가정하면(선수들의 급여 계약이 기밀로 전환된 후부터는 이를 추정할 수 밖에 없다), 아까 언급했던 남는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축내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드링크워터와 바추아이는 주에 100,000 파운드 정도를 버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자파코스타, 바카요코, 모제스, 케네디, 바바 라흐만의 연봉을 모두 첼시가 부담하면 1년에 30m 파운드 가까운 재정이 날아가게 된다.
임대는 첼시가 원치 않았던 주급의 부담을 덜거나 상당한 임대 이적료를 낼 준비가 된 클럽들을 찾아 재정을 충원하고 원 클럽에는 자리가 없는 선수들이 뛸 수 있도록 하면서 그들의 가치를 다시 높이게 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바추아이, 자파코스타, 모제스, 케네디의 경우 이 방법은 이적료를 받을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이런 상황은 정말 복잡하다 – 특히 드링크워터나 바추아이처럼 첼시에서 고주급을 받는 선수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나이는 정말 중요한 요인이 돼 가고 있어요.”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주로 일하는 또다른 에이전트가 말했다. “만약 당신이 커리어의 끝을 향해가고 있거나 20대 후반이라면, 현실은 당신에게 벌던 만큼의 돈을 다시는 주려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자유 계약으로 떠난다면, 다음 클럽에서는 더 큰 계약을 보장받을 수 있겠죠.”
“만약 당신이 1년 동안 팀에서 이탈해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다른 팀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정도의 클래스를 보여줬다면, 당신은 계약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당신의 명성을 보고 관심을 가지며 영입을 원하는 팀들이 있기를 기대할 수도 있어요. 근데 위험 부담도 꽤 있는 방법이죠.”
“클럽들은 당신을 지켜볼 것이고 여전히 원래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지 궁금해할 겁니다. 그들은 당신의 동기부여 상태에도 호기심을 보일 거예요.”
이는 지난 2017년 레스터에서 합류해 5년 계약을 맺어 아직도 계약 기간에 2년을 남겨두고 있는 드링크워터와 첼시의 악몽 같은 시나리오와 비슷하다. 드링크워터는 규칙적인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의 준비를 이미 해 뒀을지도 모른다. 그의 예전 급여와 현재 활약에 적합한 급여의 차이를 메울 수 있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올 시즌 번리와 아스톤 빌라 임대에서 전혀 인상적이지 못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그에게 관심이 있는 팀이 있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선수에 대한 내 조언은 나중에 삼보 전진할 수 있다면 일보 후퇴는 감수할 만하다는 것입니다.” 한 에이전트는 말했다. “선수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들은 축구를 해야만 해요. 선수를 뛰게 해줄 팀이 있고 그의 급여 60%를 책임질 수 있다고 말하면, 첼시는 그에게 들어가는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딜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어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선수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클럽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다른 팀에서 선수에게 현재보다 낮은 급여의 계약을 제시한다고 칩시다. 근데 선수 본인이 잘 뛸 수 있는 클럽이라면 그 팀에서는 보다 오랫동안 선수를 책임질 거예요.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상쇄하는 효과가 난다는 겁니다.” 또다른 에이전트는 말했다. “예를 들어서, 만약 당신이 1년에 6m 파운드를 벌고 있으며 계약 기간은 12개월을 남겨두고 있고, 다른 팀에서는 연봉 3.5m 파운드에 3년 계약을 제시한다고 하면 가야 할까요?”
“제 대답은 ‘가야 한다’입니다. 당신은 단기적으로 원래 벌던 것에 비해 적은 주급을 받으며 피해를 입겠지만, 팀을 옮긴 뒤에는 경기에 출전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할 수가 있죠. 물론 이 시나리오는 새로운 팀이 현재 당신의 팀에게 적정한 이적료를 지불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에도 영향을 받을 거예요. 그래서 당신은 그 두 가지를 신중하게 따져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클럽이 이적료를 선뜻 지불하려 하진 않을 거예요. 그래서 자유 계약으로 팀을 떠난 뒤 그 클럽으로 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팀이 기꺼이 이적료를 지불하고 새로운 계약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괜찮다면 그게 더 좋은 선택이 되겠죠.”
첼시의 플랜에서 벗어난 선수들 중 몇몇은 다른 프리미어리그나 유럽 클럽들의 타겟이 되겠지만, 첼시보다 더 높은 레벨의 클럽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10월 5일에 임박해 이적시장 마감 며칠 전이 돼야 첼시가 진정한 빅 사이닝을 위한 탄탄한 재정을 모두 확보할 수도 있다. 마리나는 언제나 최대한 높은 값으로 필요 없는 선수들을 팔기 위해 장기간의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들을 판매하기 위해 다른 팀의 오퍼를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램파드의 퍼스트-초이스 픽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돈을 쓰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첼시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지예흐와 베르너를 합리적인 이적료에 영입하면서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 다음 타자로 하베르츠를 데려오는 것은 램파드의 리빌딩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원하던 선수들을 사기만 하는 것은 이적시장에서의 목표를 반 밖에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축구가 여전히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스탬포드 브릿지에 필요 없는 선수들을 내보내는 것은 마리나의 유명한 협상 스킬에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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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Liam Twomey and Dominic Fifield 2020.08.14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