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적시장

왜 요즘 클럽들은 잉여 자원들을 팔지 못하는가 [디 애슬레틱]

빨리합시다의 새로운 블로그 FASTory 에서 보기   ☞ 

 

이런 선수들, 매물로 내놔도 팔기 힘든 게 요즘 이적시장이다.

 

전국 각지 클럽들의 보드진들에게, 베스트 11에서 벗어난 선수를 파는 게 쉬웠던 때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올 여름에는 벤치 멤버를 판매하는 것이 평소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더보기

과거에 벤치 멤버들은 주전으로 뛰지 않음에도 이적할 수 있었다. 머릿수를 채우는 선수들이죠(Stocking fillers) 한 에이전트는 그들을 그렇게 칭한다. 감독들은 가격만 적당하다면 이런 선수들을 영입해 선수단에 적당한 보강을 하려 한다.

 

그러나 힘들어진 재정 상황과 더 빡빡해진 일정은 클럽들이 더 이상 좋은 폼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험 부담이 있는 영입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적료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시장은 만약 선수가 뛰지 못하거나 임대에서 성공적이지도 못했다면, 새로운 클럽으로 가진 못할 겁니다 라고 말해주죠. 에이전트는 덧붙였다. 이제 머릿수를 채우는 이적 따위는 없어요.

 

이러한 설명에 들어맞는 선수들은 거의 모든 프리미어리그 클럽에 하나 정도는 존재한다. 과거에 그들은 의미 있는 공헌을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선발 명단에 들지 못하며, 대개 이적을 어렵게 만들 정도의 높은 주급을 수령한다.

 

예를 들어 아스날에는 마테오 귀엥두지, 루카스 토레이라, 메수트 외질이 있다. 토트넘 핫스퍼의 대니 로즈는 저 설명에 정확히 해당되고, 그의 동료 델레 알리 역시 같은 길을 걸을 위험에 처한 상태다. 첼시는 대니 드링크위터, 티에무에 바카요코를 보유하고 있으며, 곧 케파 아리사발라가까지 이 목록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과도한 영입으로 피를 봤다. 크리스 스몰링, 필 존스, 마르코스 로호,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세르히오 로메로, 디오고 달롯이 맨유의 잉여 선수들이다. 리버풀에서는 셰르단 샤키리가 같은 범주에 들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에는 올렉산드르 진첸코가 있다.

 

6 밑에 있는 팀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디안드레 예들린, 앙리 세베와 크리스티안 아추를 방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스터는 오랫동안 이슬람 슬리마니와 아드리엔 실바를 내보내지 못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에는 크리스티안 벤테케와 코너 위컴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는 잭 윌셔와 펠리페 안데르송이 있다. 프레이저 포스터는 사우스햄튼의 최고주급자 중 하나지만, 최근 16개월 동안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선수들은 드레싱룸에서 제 가치를 평가받길 바래요. 프리미어리그에도 고객을 두고 있는 한 에이전트가 말했다. 그러나 매달마다 몇백만 파운드가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전혀 없는 선수들에게 지불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주급 피라미드의 양극단의 임금 격차가 좁혀질 여지는 매우 적다는 걸 의미한다.

 

선수들을 내보내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한 풋볼 디렉터는 말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의 팀이 그를 원하지 않는 건가? 뭔가 문제가 있나 보네 하고 생각하죠. 아니에요. 우린 그냥 선수단을 새롭게 만들길 원할 뿐이라고요. 그런 선수들은 너무나도 빠르게 잉여 자원 취급을 받게 되고 좌절합니다.

 

모든 선수들은 각각의 사연을 갖고 있으며, 클럽들 역시 각각의 해결방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트렌드가 있기 마련이다.

 

샘 러쉬는 더비 카운티가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노릴 때 4년 간 최고 경영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스포츠 에이전시 366 그룹의 디렉터다. 선수와 클럽이 관계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이 있어요. 종종 이는 감독 교체의 결과가 되기도 하죠. 러쉬는 말한다. 선수는 한 감독의 초이스로 영입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새로운 감독이 들어오면 그의 생각과 스타일에 안 맞을 수가 있으니까요.

 

위르겐 클롭이 6번째 시즌을 맡는 리버풀이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1시즌 반 밖에 보내지 않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매각할 선수가 훨씬 적은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러쉬는 덧붙여서 만약 선수가 당신의 클럽의 전 감독 체제에서 충분히 잘해줬다면 기업적인 관점에서 그가 새로운 클럽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그가 찾은 클럽은 주급을 깎길 원할 수도 있죠. 만약 당신이 여러 옵션을 갖고 있었다면 가장 큰 부담을 져줄 만한 클럽을 찾을 수 있어요. 근데 한정된 옵션만 있다면, 잠시 동안이라도 영입하는 팀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돼요. 나는 우리 팀이 급료를 지불하는 게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꾸준하게 그 선수의 퀄리티를 재봤다면, 그는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게 될 거예요. 누군가를 경기에 투입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건 그들의 가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겁니다 또한 그들이 당신의 팀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드러나겠죠. 극소수의 선수들만이 돈을 받으면서 경기는 뛰지 않는 것에 만족합니다. 이에 만족하는 선수들은 그 시점의 다양한 상황에 영향을 받은 거겠죠. 대다수가 경기를 뛰길 바랍니다.

 

그들 중 계약 기간을 3년 이상 남겨 놓은 선수들은 거의 예외 없이 다음 이적시장 전까지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임대로 팀을 떠난다. 임대료와 주급 보조는 있어도, 원소속팀이 주급을 모두 부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접근법이 잘 먹힌 선수로는 스몰링을 들 수 있다. 로마는 지난 시즌 그를 임대로 써 본 뒤 이제는 스몰링을 완전 영입하길 원한다. 올 여름에는 계약이 2023년까지 남은 페레이라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이탈리아로 임대 갈 것으로 보인다. 페레이라는 아직 올 시즌 명단에 든 적이 없지만, 2019-20 시즌에는 전 대회를 통틀어 25번을 선발 출장하여 라치오의 관심을 끌었다. 라치오는 페레이라의 주급 전액을 보조하며 27m 유로 정도의 영입 조항도 갖고 있다. 이는 맨유에게 좋은 딜이 되겠지만, 소식통들은 의무 완전이적 조항만이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만약 살 마음이 있던 클럽이 선수의 현재 주급을 맞춰줄 수 없을 때 발생한다. 선수가 현재는 10만 파운드의 주급을 받는데, 새로운 클럽은 그에게 75천 파운드 밖에 주지 못한다고 생각해보자. 사라진 25천 파운드에 대한 협상을 다시 해야 할 것이다.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판매하는 클럽이 선수에게 구멍난 주급의 60-70%를 메워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클럽이 선수를 팔아치우는 데에도 약간의 비용이 들지만 이 정도는 이적료로 상쇄된다. 이 금액은 선수에게 일시불 또는 할부로 지급된다.

 

실제로 선수는 전 클럽에 남아있었다면 받았을 돈에 비해 적은 주급만을 받게 되지만, 일반적인 경우 그들은 적당한 삭감이라면 이를 받아들인다.

 

몇몇 선수들은 계약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식통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이케치 아냐가 더비 카운티로 들어온 다수의 오퍼를 거절하고 U-23 팀에서 뛰면서 그의 주급 27,500 파운드를 꼬박꼬박 받았다고 말한다.

 

본직적으로 그건 선수한테 달린 거예요. 한 에이전트는 말한다. 만약 선수가 벤치에 앉아 뛰지 않을 준비가 됐다면, 그들은 그리할 수 있습니다. 계약을 체결했으니까요. 문제는 그 다음에 어디로 가느냐 하는 겁니다.

 

그 길을 선택한 선수가 마주할 필연적인 결과는 그들의 커리어가 거기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냐는 그와 더비의 딜이 만료된 올 여름부터 경기에 뛰지 못했다.

 

계약의 마지막 해로 들어서는 선수들도 비슷한 종류의 협상을 진행한다. 남은 몇 달 정도의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계약으로 풀어달라는 협상이 열린다. 계약서를 찢어버리고 팀을 떠날 거라면 대체로 당신을 영입해줄 클럽이 필요해요. 또다른 에이전트는 말한다. 대부분의 클럽들은 합리적으로 그들을 풀어줍니다. 주급 80%를 지키는 게 출전도 안 시키면서 전액을 다 주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맨유는 이러한 방식으로 인테르로 떠난 알렉시스 산체스를 자유계약으로 풀어줬다 맨유는 정말 큰 부담을 줄인 것이다 그리고 본지는 산체스가 주급 3만 파운드를 수령하는 조건의 계약을 1년 남겨둔 상태에서 인테르와 6천 파운드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는 판매 클럽이 선수에게 나머지 80%를 지급하면서 이뤄졌다.

 

디렉터들이 계약에 서명을 하긴 하지만, 잘 맞는 이적팀을 찾는 건 에이전트의 일이다. 일반적으로, 이적 시에 에이전트는 선수와 판매 클럽을 모두 대표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하고, 수수료는 5:5 분할로 양측이 함께 부담한다.

 

풋볼 디렉터는 덧붙여 말한다. 구단을 찾는 건 에이전트한테 맡기는 거예요. 하지만 만약 내가 다른 클럽에 절친한 친구를 두고 있고, 그 클럽의 감독이 내 포지션에 있는 선수를 찾고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을 진행하자고 할 수도 있겠죠.

 

선수들은 종종 현 소속 클럽의 퍼스트팀 그룹에서 벗어나 시장으로 나선다. 때때로 이는 선수가 이적을 원하거나 클럽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로 사용되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

 

두 종류로 해석할 수 있어요. 에이전트는 말한다. 선수의 등을 떠밀어서 팀을 나가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한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일반적으로 감독은 그냥 그들이 그룹 내에 있는 걸 싫어합니다. 불만에 빠진 선수는 연쇄 효과를 일으킬 수 있잖아요. 더티한 전략처럼 보이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풋볼 디렉터도 말을 이어갔다. 한 선수한테 1년 간 급여를 지불하면 50만 파운드 정도 나갈 겁니다. 근데 의욕에는 가치를 매길 수가 없어요.

 

당신이 간부로 회계사를 두고 있다면, 그들은 뭔가 흰 종이에 검은 숫자로 된 걸 보고 있을 겁니다. 그들은 돈을 회수하길 바라요. 회계사들은 한 선수가 팀 전체를 어떻게 어질러 놓을 수 있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선수들은 좋은 사람들이예요. 하지만 당신이 넌 더이상 우리의 계획에 없다 라고 말하면, 무슨 성인군자가 와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거예요.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겠죠. 상황이 어려워지고, 팀은 어수선해지는 겁니다.

 

잭 로드웰은 팀이 그의 주급 7만 파운드를 덜려고 하면서 선덜랜드의 퍼스트팀에서 제외되었고, 대니 로즈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제노아가 그를 데려가려는 자세를 취했지만, 로즈의 주급 6만 파운드를 모두 대줄 순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협상은 여전히 토트넘의 보조금을 놓고 진행 중이다.

 

적절한 수치를 결정하는 건 매우 섬세한 작업을 요한다.

 

20131, 울브스는 제이미 오하라와 로저 존슨에 대한 비드를 받았다. 클럽들은 그들의 주급 25,000 파운드 중 15,000 파운드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울브스는 챔피언십 하위권에 있었고 오하라와 존슨 모두 주전이 아니었지만, 최고 경영자 제즈 목시는 그들의 주급을 모두 부담해주길 바랐다. 결국 두 선수는 잔류했고, 2년 뒤 울브스는 강등됐다. 마침내 존슨이 떠난 20152, 울브스는 주 당 24,000 파운드를 지불해야 했다.

 

처음부터 주급 체계를 잘 만들어 놓는 것이 궁극적으로 방출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

 

맨유는 매물로 걸어 놓은 다수의 선수들이 10만 파운드 이상을 받고 있기에 급여를 보조해주지 않는 한 행선지의 스펙트럼이 크게 줄어든다는 문제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맨유는 존스나 로호 같은 선수들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재계약을 제시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높은 주급은 구매 의지가 있는 팀들의 주급 체계를 크게 벗어나는 액수다.

 

칼럼 허드슨-오도이는 바이에른 뮌헨을 통한 언론 플레이로 첼시와의 재계약을 주급 18만 파운드까지 끌어올렸지만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그를 주전으로 기용하지 않는다. 오도이는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전에서 골을 기록했지만 높은 주급은 이적 가능성을 크게 낮춰버렸다. 본지는 타미 에이브러햄을 포함한 선수들이 클럽과 협상할 때 오도이의 딜을 기준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제 풋볼 디렉터들은 축구계에서도 중책을 맡게 됐고, 팀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 역시 그들의 주요한 업무다. 좋은 상품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다면, 단기적인 재정에 타격이 오더라도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축구선수들과 함께 일하면, 끊임없이 실수가 나옵니다. 그게 사실이예요. 디렉터는 말한다. 알렉시스 산체스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들 중 하나였어요. 그러나 때로는 그 레벨에서도 안될 때가 있는 겁니다. 메이슨 그린우드와 마커스 래쉬포드를 보세요. 맨유는 결국 결실을 찾은 겁니다. 산체스를 내보내는 데에는 돈이 들었지만, 그들의 자리를 제공해주기도 했죠. 지금의 가치는 크게 상관없어요. 일단 앉아서 지켜보는 거죠.

 

추천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원문 링크: Laurie Whitwell 2020.09.30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