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에서 왼쪽 윙 포지션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은 종종 팬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표면 상으로, 그들의 의문은 타당해 보인다. 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스트라이커 중 하나를 골대에서 더 먼 곳에 배치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센 벵거, 우나이 에메리, 그리고 최근에는 미켈 아르테타까지 모두 오바메양을 때때로 그곳에 출전시켰다. 사실 그들은 좋은 이유를 갖고 있다: 기록들은 팀에게 측면에서 좋은 기여도를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를 위협하고 골도 꽤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오바메양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다수의 의견과는 반대로, 오바메양은 윙에서 재능을 썩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숫자로 그것을 증명하도록 하겠다.
왼쪽 측면으로 출전한 것이 전체의 4분의 1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오바메양은 사실 아스널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원톱으로 뛰었다. 그는 지난 2018년 당시 클럽 레코드를 깨는 이적료에 아스널로 이적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것은 그해 4월 2-1 패배를 당했던 뉴캐슬 원정이 처음이었다. 그 경기에서 70번의 볼 터치(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후로는 최다 수치)와 아스널의 유일한 골을 알렉산드르 라카제트에게 어시스트했다. 이 날 경기는 아스널의 패배로 끝났지만, 벵거와 그의 후임이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의 공존을 위해 시도해볼 만한 방법을 시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오바메양이 줄곧 측면에서만 출전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출전 시간을 아스널에서 수행한 여러 역할에 따라 나눠보면, 왼쪽 측면에서의 출전은 전체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오바메양은 4-2-3-1과 4-3-3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이 그가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포지션이라고 믿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가장 많이 출전했다. 그가 너무 많은 시간 동안 윙어로 기용되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스트라이커로 뛴 시간에 비하면 3분의 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왼쪽 윙과 원톱일 때 위협적이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의 득점 기록이다. 현재까지, 오바메양은 왼쪽 윙 자리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뿐만 아니라 그 위치에서 선발 출전할 때 가장 많은 90분당 득점을 기록했다.
그가 원톱이나 투톱으로 출전할 때도 그의 기록이 일관되었고, 공격진 전 포지션을 넘나들며 비슷하게 많은 골을 넣었다는 것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어디에서 뛰든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다.
이번에는 각 포지션에서 오바메양이 얻어낸 기대 골 수치(xG)를 살펴보자. 그가 왼쪽 윙으로 나왔을 때와 원톱으로 나왔을 때의 xG는 거의 비슷하지만, 오른쪽 측면에서는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그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위협적인 모습을 못 보여준다는 것을 뜻한다.
좋은 활약을 보여준 두 포지션에서의 슈팅 맵을 보면, 대부분의 골이 6야드 박스 근처에서 나왔다는 점이 놀랍다. 이는 그가 왼쪽 측면에서 뛴다고 해서, 그 지역에서 박스 안쪽으로 잘라 들어와 오른발로 슛을 때리는 ‘티에리 앙리 스타일’의 골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중요한 점은 바로 오바메양이 측면에 배치되더라도 자유를 부여받아 매우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박스 안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파트너와 함께 최전방에 서면, 오바메양은 원톱으로 나설 때보다 더 적은 정도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이는 아마 골 찬스를 파트너와 나눠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바메양은 타고난 골 결정력을 바탕으로 모든 포지션에서 제공받은 xG 수치 이상의 골을 기록했다. 사실, 최근 들어 그가 왼쪽 윙 자리에서 얻는 찬스의 질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확률로 득점에 성공한다. 마무리의 수준보다는 찬스의 양에 의해 평가받던 선수가 엄청난 명사수로 진화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의 플레이는 분명히 아스널이 올여름 그의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도록 할 만하다.
팀이 먼저다. 그리고 숫자들이 보여준다.
각각의 다른 포지션들은 오바메양에게 다른 책임감을 안겨준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할 때, 그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수비량을 보여준다. 이는 그의 90분 당 수비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또한 그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평균 볼 터치를 기록한다.
중요한 것은, 그가 사실 중앙 지역보다 측면에 배치되었을 때 상대 박스 안에서 더 많은 터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왼쪽 윙 포지션이 아스널로 하여금 그의 골 결정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수비 숫자를 가져갈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을 나타낸다.
오바메양을 최전방 대신 왼쪽에서 뛰게 하는 것은 또한 그의 볼 소유에 관한 결점을 덮어준다. 아스널이 올 시즌 그 어떤 팀보다도 공격을 낮은 지역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압박 하에서 볼 소유권을 지킬 수 있는 선수와 공격수들이 후방까지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면에서 라카제트는 아스널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실제로도 수치로 드러났다 –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성공률(73%)이 오바메양(68%)이나 에디 은케티아(64%)보다 꽤 높았다.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은 서로의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6어시스트의 라카제트보다 더 많이 오바메양의 골을 도운 선수는 없었다. 현재 아스널 선수단에서, 라카제트 다음으로 오바메양에게 골을 많이 만들어준 선수는 3어시스트의 엑토르 베예린과 시드 콜라시냐츠였다.
원톱으로 출전하면 오바메양은 같은 포지션에 출전한 라카제트, 은케티아보다 미들 써드에서 더 적은 볼 터치를 기록했다. 이는 그가 그 위치에서 온전한 능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오바메양을 왼쪽에 배치하는 것은 아스널이 그의 속도를 통해 볼을 전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 이는 스티브 브루스가 미겔 알미론과 알랑 생-막시맹을 이용해 뉴캐슬의 라인을 끌어올리는 방식과 비슷하다. 축구는 어쨌든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만약 선수의 포지션을 옮겨 전체적인 팀의 발전을 이끌었다면, 그것은 실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 변화인 것이다. 오바메양은 주장의 역할을 맡기 전에도, 팀을 위해 그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왔다.
팀이 먼저다 – 그리고 숫자들은 아스널이 오바메양을 왼쪽에 기용했을 때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는 상대팀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완전히 객관적이지는 못한 수치이지만, 꽤 흥미로운 기록이다. 오바메양의 좌측 기용은 아스널이 선발 명단에 더 많은 잠재적 득점자를 투입할 수 있게 해 줬다.
이런 상황은 오바메양에게 딱히 새롭지는 않다. 위르겐 클롭은 도르트문트 마지막 시즌에 치로 임모빌레도 기용하기 위해 오바메양을 왼쪽에서 뛰게 했다. 당시에도 그의 최적의 포지션에 대한 논쟁은 의견이 분분했다.
여기엔 한 가지 고려해봐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그의 나이다. 왼쪽 윙에서 뛰는 것은 그에게 많은 활동량을 요구한다. 이번 여름 31살이 되고 신체 능력의 하락으로 인한 활동량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나이가 좀 더 차면, 그때는 그의 포지션을 박스 안으로 한정하는 것이 순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가 어떤 노화의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다. 축구가 재개되면, 그는 아스널 측면의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이다. 언제가 됐든 아르테타는 아스널의 다음 경기에서 오바메양을 왼쪽 측면에 배치해야 한다. 측면에서 뛰더라도, 그는 대단히 파괴적인 골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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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James McNicholas and Tom Worville 2020.04.05
(사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