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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ier League/아스날

아스날 FC의 쇠락 [디 애슬레틱]

2주 전 글이므로 지금 상황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20팀 중에서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보다 강등권이 훨씬 더 가까운 위치다. 그들은 비현실적인 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클럽의 조심스러운 운영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사우스햄튼 전 홈 경기에서 1명이 빠진 채로 끈질기게 1-1 무승부를 따내면서 팀 스피릿이 조금 올랐을지는 몰라도, 순위는 여전히 암울하다. 이제 아주 중요한 크리스마스 기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스날 이라는 소위 6 중 하나로 알려졌던 클럽 은 최하위 6팀 그룹에 속해 있다.

 

아스날이 지난 다섯 번의 홈경기 중 처음으로 1점 밖에 내주지 않은 데에 안도할 거라는 부분은 그들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여름의 낙관론이 쾌속으로 증발해버린 것은 충격적이지만, 이 클럽과 가까운 인물들에게는 별로 놀랍지 않은 일이다.

 

새로운 스태프들은 런던 콜니의 문화와 정신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다 아스날이 익숙한 곳에서 계속 안주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장기간 동안 악습들이 깊이 박혀 고쳐지지 않으면서 수준이 서서히 내려왔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부 관계자들은 위닝 멘탈리티와 다른 수준의 기준과 기대치가 없이 아스날의 잠재력은 계속해서 발산되지 못할 것이라고 느낀다. 그들은 콜니의 훈련장이 좋은 경쟁이 끊임없이 나오는 외부 소음과 비판이 벽을 넘어 들어오지 않는 안식처라고 생각한다.

 

현재 아스날의 위기와 그들의 전체적인 쇠락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하나는 하룻밤 사이에 흘러들어온 것 같은 반면, 다른 하나는 그 과정에서 몇 년이 소모됐다. 지금 성과의 책임이 대부분 현 감독에게 있다고 하면, 더 광범위한 불안감에 대한 비난의 손가락은 더 많은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 실패에는 다양한 주동자들이 있다.

 

미켈 아르테타도 일전에 기꺼이 인정했듯이, 감독과 스태프들은 분명 연대적인 과실을 갖고 있다. 그는 이 문제에서 발을 빼려 하지 않았고, 사우스햄튼 경기 전날 미디어에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면, 팬들에게 가슴을 내어줘야 하는 법이죠. 라고 말했다.

 

아스날은 사우스햄튼 전이 터닝포인트가 되길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여태까지 1974-75 시즌 이후 최악의 시즌 스타트였다. 그 전 번리 경기에서 패하고, 아르테타는 굉장히 실망하면서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하지 않았고, 다음 날 훈련장에서 이야기를 했다. 장막 뒤에서는 구단의 지도부가 단순히 지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스날과 아르테타는 사우스햄튼 전의 훌륭한 후반전을 선수들의 꾸준한 믿음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물론 아스날 선수들의 기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정당한 처사지만, 그들은 분명 최근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보단 더 좋은 실력을 지닌 이들이다. 아르테타는 고작 1년 전에 합류했고 지난 여름 프로젝트 리스타트(역주-코로나로 인한 리그 중단 이후 재개를 위해 잉글랜드 축구 협회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전후로 아스날이 몇몇의 인상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했던 시스템을 정착시켰지만, 그의 전술적인 팀 장악력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스날은 지난 9번의 리그 경기에서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비록 아르테타는 그의 신념대로 문화를 바꿔보려 노력했지만, 결과는 뒤죽박죽이었다. 그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 라는 규제를 적용하는 데에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걸 비난하는 일부 의견이 나오면서 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윌리안이 클럽의 허락을 받지 않고 두바이 여행을 갔다온 뒤 리즈 유나이티드 전에 선발 출장했을 땐 분노를 표출한 선수들도 있었다. 몇몇 관계자들은 다른 선수들이 더 작은 규정 위반에도 더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기강 해이는 경기장 안과 밖에서 모두 나타났다. 아르테타가 부임한 이후, 아스날의 7장보다 많은 레드카드를 받은 팀은 없다. 일부 사람들은 훈련에서의 시간 엄수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아르테타가 여전히 대다수의 선수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긴 하지만, 파벌은 이미 나눠졌다 대규모 스쿼드에서 많은 선수들이 충분한 출전 시간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필연적인 사태일지도 모른다. 성공하지 못한 그룹은 좌절하기 마련이다. 뭔가를 바꿔보려는 열망은 런던 콜니의 분위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냈다.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다비드 루이스는 부상 재활로 인해 지난 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 동행하지 못한 데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선수는 몸상태를 자신했고 혼자 남겨지자 크게 좌절했다고 한다.

 

 

아스날과 밀접한 많은 이들은 아스날이 아르테타의 직함을 헤드 코치에서 바꾼 것이 실수 였다고 말한다 매니저로의 전환은 시기상조였고 이후 아르테타의 주가는 급락했다.

 

소식통들은 팀이 형편없는 골 결정력과 퇴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들의 운명은 곧 바뀔 거라고 믿는다. 테크니컬 디렉터 에두 역시 이번주 아스날 팬 포럼에서 중원에 창의성을 지닌 선수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했다.

 

본지는 아르테타의 입지는 아직 안전하다는 걸 확인했다. 클럽 보드진과 정통한 소식통들은 수뇌부에서 젊은 감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끌고 갈 선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느낀다. 아직은 배우고 있는 감독이지만, 아르테타는 내부적으로 문제적 인물보다는 해결사 쪽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위기가 아르테타를 집어삼키는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클럽의 간부와 구단주들을 포함한 그 누구도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 네 달 전만 해도, 그는 웸블리에서 FA 컵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 트로피는 새로운 시대의 신호탄이 되는 첫 업적인 것 같았다. 그때 아르테타가 올라섰던 위상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이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경제 대공황처럼, 축구에서의 비상 사태는 조용하고 느리게 커져 가다가 한 번에 터져버린다. 이런 운명의 반전이 극적으로 느껴지듯이, 문제의 징조는 한동안 나타났었다. 2004년 프리미어리그 우승 이후 이 클럽의 순위가 감소하는 흐름에서 같은 기간 동안 따낸 5개의 FA 컵은 거시적인 측면에서의 하락 추세에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성과로 보인다.

 

만약 아스날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지 못한다면, 그건 그들이 다섯 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2020년에 어울리는 문구로 표현해보자면, 이게 그들의 뉴 노멀이다.

 

아스날 팬들은 한 가지 큰 의문이 생길 것이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아스날의 구단주들은 아르센 벵거의 은퇴 이후 기간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운 좋게도 알렉스 퍼거슨 경이 떠나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힘들어 하는 것과 그들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맨유는 2013년 여름에 퍼거슨뿐만 아니라 최고 경영자 데이비드 길까지 동시에 잃으며 원투펀치를 맞았다. 1997년부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수뇌부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길은 UEFA 집행 위원회 위원을 맡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퍼거슨의 후계자 데이비드 모예스는 경험 많은 CEO와 일하는 대신 이 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던 에드 우드워드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아스날은 벵거의 후계자를 충분히 지원해 줄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운영팀을 꾸리기 위해 전념했다. 우나이 에메리가 선임되기 몇 달 전, 당시 최고 경영자였던 이반 가지디스가 풋볼 디렉터에 라울 산레히를, 영입 팀장 자리에 스벤 미슐린타트를 앉혔다. 계약 전문가 허스 파미는 딕 로의 대체자로 영입됐다. 가지디스의 지휘 하에 클럽을 앞으로 이끌 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아스날에 모였다.

 

그리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쳤다. AC 밀란의 제의를 받은 가지디스는 에미레이츠를 떠났다. 그들은 최고의 계획을 짰지만, 클럽은 순식간에 맨유와 정확히 같은 순간에 놓이게 되었다. 전설적인 감독과 오랫동안 일해온 CEO를 단 몇 달 만에 모두 잃는 것 말이다.

 

가지디스는 2년 이상 동안 상당한 속도로 지속됐던 경영진의 도미노 사직의 신호탄을 쐈다.

 

2018년 여름 이후 떠난 인물들을 한번에 보면 정말 대단하다. 가지디스, 미슐린타트, 퍼포먼스 디렉터 대런 버제스, 분석 전문가 제이슨 로젠펠드, 국제 스카우트 팀장 프란시스 카기가오, 산레히, 그리고 파미까지 모두 아스날을 나갔다.

 

이런 사람들이 나갈 때마다, 아스날은 내부 승격으로 자리를 메꿨다. 산레히와 비나이 벤카테샴이 가지디스의 추천에 따라 그의 자리를 대체했다. 이번 여름 초에 산레히가 떠났을 때에는 현재 매니징 디렉터를 맡고 있는 벤카테샴과 에두가 효과적으로 그의 업무를 분담했다.

 

클럽은 아스날의 사람들을 승격시키는 데에 자부심을 가졌지만, 각 분야에 알맞은 전문가를 찾는 과정에서 레이더망이 충분히 넓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 과연 이들의 선임이 최선이었을까? 그냥 가장 편한 보직 배치는 아니었을까?

 

왼쪽부터 산레히, 아르테타, 에두, 벤카테샴. 산레히는 떠나고, 젊은 셋만 남았다.

 

아스날의 운영팀이 주도한 마지막 인사 이동은 아르테타의 역할을 원래 직함이었던 헤드 코치에서 매니저로 바꾼 것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총괄적인 리더십을 보여온 아르테타가 원래 맡던 직무에 대한 인정을 받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하지만, 다른 이들은 이에 대해서 성급하고 궁극적으로 전혀 필요 없는 움직임이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들은 젊은 감독에게 굳이 짐을 지우는 처사였다고 주장한다.

 

헤드 코치로서 아르테타가 중점적으로 봤던 부분은 선수 관리, 훈련 세션, 경기 준비와 상대 분석 등이었다. 그의 유일한 목표는 퍼스트팀의 퍼포먼스를 최대화하는 것이었다. 개편 전 클럽의 시스템은 아르테타를 그 외의 잡무나 복잡한 일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짜여졌었다 에두와 파미가 추가로 기술이나 조직력 문제를 처리해줬고, 페어 메르테자커는 아카데미를 이끌었으며 산레히가 팀을 조직하면서 외부 압박으로부터 그들을 막아줬다. 아르테타의 재보직은 이적이나 운영 문제처럼 그가 공식적으로 많은 역할을 맡으며 클럽이 다루는 더 광범위한 일들을 봐야 한다는 걸 뜻한다.

 

개개인의 성과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오가겠지만, 카기가오, 미슐린타트, 로젠펠드, 산레히로 이어지는 연식이 높은 축구계의 인사들이 떠나면서 아스날은 약간 경험 미숙 상태에 접어들었다. 아르테타, 에두, 벤카테샴은 모두 좋은 평가를 받지만 각각 38, 42, 39세 밖에 안됐다. 아르테타는 첫 감독직을 맡은 것이고, 벤카테샴 역시 최고 경영자는 처음이다. 그나마 에두는 코린치안스와 브라질 FA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아본 적이 있긴 하지만, 유럽 축구에서 그의 경험은 한정적이다.

 

지난 시즌, 아스날의 보드진은 축구계 원로 종사자의 통찰력을 빌리기 위해 클럽 레전드 데이비드 오리어리를 영입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 제안은 묵살됐지만, 지금이라면 그런 인물이 풍부한 경험으로 클럽을 이끌어줬을지도 모른다.

 

아스날은 이 새로운 시스템이 팀을 더 효율적으로 굴러가게 해줬다고 주장한다. 비판론자들은 그들이 전문성과 경험을 너무 간과했을지도 모른다고 믿는다. 최근 이뤄진 대다수의 인사 이동은 새로이 보드진에 합류한 팀 루이스가 주도했다고 여겨진다. 루이스는 아스날의 열렬한 팬이지만 축구가 아닌 법조계 전문가이다. 아스날은 그들이 파미를 대체할 계약 협상가를 데려올 것이라고 밝혔었지만, 1월 이적시장을 코앞에 둔 여태까지도 그 자리에 영입은 없었다.

 

아스날이 현재의 시스템으로 변화를 가져간 게 사고에서 기인한 건지, 혹은 의도적이었는지 알아내긴 힘들다. 구단주들은 가지디스가 떠날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청사진을 모조리 찢어버려야 했을까? 고위층의 몇몇 사람들은 이제 아스날이 좀 더 명확하고 활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이러한 의견은 큰 반발을 부를 것이다.

 

미국의 구단주 크론케 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KSE)는 산레히를 내보내기 위해 결단력 있게 행동했지만, 그가 좀 더 비슷한 롤을 잘 맡을 수 있는 사람으로 대체돼야 했던 건 아닐까? 분명한 건, 몇몇 소식통들은 현재 고위층이 바라보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 모호하고 선수단에도 불안정성이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스날에서 KSE를 위해 일해본 경험이 있는 다른 이들은 그들이 부여하는 자율성에 대해 좋은 평을 내놓지만, 구단주들이 너무 많은 신뢰를 보인 것에 죗값을 치르고 있는 건 아닐까?

대대적인 재배치의 결과 중 하나는 아스날의 이적시장 전략이 일관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감독진은 젊은 사람들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마치 클럽이 장기적인 접근법을 채택하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팀의 단기적인 결정 몇 개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지난 여름, 아스날은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윌리안, 다비드 루이스에게 높은 주급의 계약을 안겨줬다. 세 선수 모두 서른 살이 넘어간다. 또한 그들은 27살의 나이로 재판매 시 가격이 보장되지 않는 토마스 파티를 45m 파운드에 영입했다.

 

이런 건 새로운 문제가 전혀 아니다.

 

20181월 이후, 아스날은 나이가 20대 후반이거나 이미 30대에 접어든 선수들과 여럿 계약을 맺었다. 헨리크 미키타리안(29세에 영입), 오바메양(28), 슈테판 리히슈타이너(34), 소크라티스(30), 루이스(32), 세드릭 소아레스(28), 윌리안(32), 그리고 파티까지. 뿐만 아니라, 그들은 29살의 메수트 외질에게 35만 파운드의 주급을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스날이 이 선수들을 팔아 번 돈은 0원이다.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각 영입에 합리적인 이유를 들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윌리안(아래 사진)은 풍부한 프리미어리그 경험을 제공하고, 소아레스는 뎁스를 더해주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루이스는 라커룸의 리더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들을 한 데 모아보면 그들은 클럽의 고액 주급과 경솔하다고 할 수 있는 지출의 대상자들이 되는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원할 뿐인 이들이 된다. 이 전략이 성공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 딜들에 쓰인 돈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매우 적다.

 

만약 윌리안과 일곱 시즌을 함께 하면서 그의 기량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첼시가 그에게 2년 계약만을 고려했다면, 아스날은 어떤 기준으로 그에게 3년 계약을 내밀었을까?

 

아스날은 여전히 발전을 거듭해야 하는 감독, 그리고 운영팀과 함께 윈 나우 정책을 채택했다. 말이 되는 전략은 아닌 것 같다.

 

 

단기 계획과 장기 계획 사이의 엇박은 아스날의 곤경을 잘 보여준다. 구단 보드진 중에는 어린 선수들이 충분히 성장해 대부분의 주전 자리를 꿰찰 2022년 이후가 되기 전까지는 팀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거라고 믿는 이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타임라인에 만족하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이 계획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정상 자리를 되찾기 위한 더 빠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오바메양의 경우, 아스날은 올 여름 31살이 되는 그에게 3년 재계약을 안겨줬다. 이 결정이 많은 팬들의 환영을 받긴 했지만, 클럽에 가까운 소식통들은 과연 이게 꼭 필요한 계약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본지가 지난 7월에 단독으로 보도했듯이, 20181월 맺어진 오바메양의 원 계약에는 클럽이 1년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들어있었다. 그 조항을 발동하면 오바메양의 계약 기간을 강제적으로 2022년까지 늘려 놓을 수 있을 터였다. 결국 아스날과 선수 측 모두 이 조항을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아스날은 돈을 써왔다. 2016년 여름부터 클럽이 100m 파운드를 썼지만 슈코드란 무스타피, 그라니트 자카, 루카스 페레즈를 영입해 최악의 이적시장으로 기억되는 때다 본지 추산치에 따르면 아스날은 거의 500m 파운드에 달하는 금액을 썼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벵거, 에메리와 그들의 스태프들에게도 큰 위약금을 지불했다. 하지만 코치와 운영팀에서의 끊임없는 변화는 이런 영입들의 전략이 딱히 일관성 있어 보이진 않게 하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자카를 영입한 뒤 벵거는 그 해 9월에 그를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라고 설명했다. 11월에는 완전히 말을 바꿔, 리포터에게 자카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보다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아스날은 그 후 6개월 간격으로 알렉산드르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을 영입하면서 클럽 레코드를 차례로 갈아치웠지만, 두 스트라이커를 어떻게 공존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계획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촉망받는 센터백 윌리엄 살리바는 17달 전에 영입됐는데, 아직 클럽 공식 경기에는 1분도 뛰지 않았다 이제 영입 팀은 또다른 우측 센터백을 영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아스날은 2019년 여름 니콜라스 페페를 72m 파운드에 영입하면서 이적료 1위를 다시 한 번 바꿨지만, 그는 아직도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버풀 같은 몇몇 클럽들은 명확한 시스템 하에서 선수들을 구매하는 반면, 아스날은 때때로 그냥 그들이 가진 돈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이적시장을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과 고위층에서 선수단에 기술적 퀄리티, 전술적 이해도, 멘탈 등을 비롯한 큰 문제들이 있다는 걸 인식했다는 조짐이 있었다. 파티의 영입은 에두가 구단주에게 제시한 이 팀의 전술적 비전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 비전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아르테타는 최근 스페인 DAZ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클럽이 5~6개의 포지션에서 그가 원하는 퀄리티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윌리안과 오바메양 같은 선수들이 완전한 쇠퇴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이 구멍을 모두 메꾸는 게 가능이나 한가?

 

물론 좋은 영입들도 있었다. 그들이 어린 선수들을 사왔을 때, 팀에 잘 맞아 들어가는 경향이 있었다. 키어런 티어니와 가브리엘 마르티넬리는 훌륭한 영입생들이었고, 22살의 센터백 가브리엘은 꾸준히 선발로 나와 잘해주고 있다. 여기에 좋은 아카데미 선수들까지 여럿 나오고 있으니, 아스날은 이 어린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파티 영입에 열중했던 지난 여름 이적시장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성공적이라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아스날은 선수단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꼭 필요했던 매각을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분명 어려운 시장이었던 건 맞지만,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만이 이적료를 남기고 떠났다. 아스날은 2016년 여름 이후 거의 500m 파운드를 소비했지만, 판매로는 198m 파운드 밖에 남기지 못했다.

 

또한 시즌이 끝나고 나면 외질이 아론 램지, 알렉시스 산체스, 미키타리안, 대니 웰백의 길을 따라 이적료 없이 클럽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수백, 수천만 파운드가 증발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은 현재 구단을 떠난 선수들에게 물려질 수도 있지만, 현 경영진이 자산을 적절하게 관리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마테오 귀엥두지를 팀의 플랜에서 아예 배제해 버리는 게 그의 시장 가치를 높이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을까?

 

아스날은 새로운 단계의 발전을 맞기 위해선 더 잘 팔고 더 잘 투자해야 한다. 나이든 선수들에게 들어가는 큰 지출은 리빌딩을 미루는 클럽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들은 지금 챔피언스리그라는 기회의 땅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이름값이 높은 선수들에게 도박을 걸고 있다.

 

테크니컬 디렉터로서, 에두는 향후 3~5년 간의 선수단 계획을 마련하라고 고용된 사람이다. 서포터들은 이제 그에게 대체 계획이 뭐야?라고 물을 것이다.

지금은 아스날의 격변기다.

 

벵거와 가지디스 아래에서 안정성을 유지해왔던 클럽이 끊임없는 과도기의 굴레에 빠졌다. 2018년 이후, 그들은 3명의 감독을 겪었고(만약 임시 감독으로 아르테타가 에메리를 대체하기 전 잠깐 동안 팀을 지휘했던 프레디 융베리까지 포함한다면 4명이 된다) 경영진에서도 많은 이들이 최고의 자리를 거쳐갔다. 최고위층의 결정권자가 계속해서 바뀔 때 명확한 전략을 채택하는 건 어려운 법이다.

 

물론 구단주는 여전히 똑같다. 스탠 크론케의 KSE2011년부터 대주주로 자리잡은 후 2018년 말 지분을 모두 매입했다. 클럽 소유권 다툼이 경직된 시기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경쟁의 추세가 나타나기도 했었다. 현재 아스날의 성과는 만족스러움과 거리가 멀지만, 그들은 이제 클럽이 올바른 시스템과 성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믿는다.

 

아스날에게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단기적인 문제와 장기적인 문제, 그러니까 위기와 쇠락이다. 하나는 결과를 좀 내면 빠르게 고쳐질 수 잇는 반면, 다른 하나는 경기 외적으로도 훨씬 더 많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헤드 코치로서 아르테타는 그 전자에 대한 책임만을 갖고 있었다. 매니저로서 그는 두 가지를 모두 처리해야 한다. 감독직에 처음 앉아본 사람에겐 정말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상황 악화를 막는 건 충분히 도전해봄직 하다. 그러나 클럽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건 전적으로 다른 문제다.

 

에미레이츠의 매니저 라는 직함은 독이 든 성배였을지도 모른다.

 

벵거의 임기 도중 팀 전체가 이 상징적인 감독 뒤에 숨는 듯한 시기가 분명 있었다.

 

경험이 매우 적은 아르테타에게 그런 역할을 맡기는 건 무모하고 불공평한 일이다. 그가 스스로 가슴을 내어줄 수는 있지만, 그게 과연 맞는 일일까? 분명한 건, 그가 팀의 형편없는 퍼포먼스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스날이 이 지경까지 온 게 아르테타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 역시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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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James McNicholas and David Ornstein 2020.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