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체인저스]는 2018년에 발표된 다큐멘터리로 인간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식단이 육식일까, 채식일까라는 주제로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이 출연한다.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은 2017년에 발표된 다큐멘터리로 자본주의 산업 구조에서 의료, 제약, 식품 산업의 문제를 다룬다.
“채식을 하려는 축구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채식을 하려는 것이 윤리적이거나 종교적인, 혹은 퍼포먼스적인 이유인 건가요? 혹은 그저 넷플릭스의 [더 게임 체인저스]라는 영화를 봐서 그런 건가요?’”
맷 로벨은 지난 20여 년 간 프로 스포츠계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스포츠 영양 전문가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핫스퍼, 아스톤 빌라 등의 클럽들에서 근무해왔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채식 위주의 식단에 흥미를 갖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더 게임 체인저스는 꽤 설득력 있는 주장을 담고 있어요.” 로벨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보다는 선전 영화에 가까웠어요.”
“이런 대형 다큐멘터리가 나올 때마다 채식에 대한 질문이 늘어요.” 또다른 프리미어리그의 영양사는 말했다. “몇 년 전 What the health(한국 제목: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가 나왔을 때도 똑같았죠. 선수들은 이런 영화들에 흥미를 느껴요. 그들은 비건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지만, 금방 이런 식단을 소화하기 굉장히 힘들다는 걸 알아채요. 그들은 2주 정도는 식단을 엄격하게 관리하지만 다음부터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나, 아스널의 엑토르 베예린은 채식 식단을 2016년부터 유지해오고 있다. A game of two halves(‘90분동안의 경기’ 정도가 되겠다 – 역자)라는 책에서 그는 그의 결정에 다큐멘터리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했다. “나는 넷플릭스에서 나온 우리가 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 것에 의해 동물들과 지구가 받는 타격이 굉장히 크다는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그러나 베예린은 상당히 원칙적인 축구선수이다. 그러므로 본지는 그의 식단 변화에 대한 결정이 윤리적인 이유보다는 운동과 관련되어 있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채식을 하는 것이 염증과 고통의 정도를 줄여주고 회복을 빠르게 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채식을 계속해서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윤리적, 환경적인 영향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그의 마음을 굳혔다. 베예린의 채식은 이제 부상 회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생활 방식이 되었다.
처음의 결과들은 좋았지만 최근 몇 년 간 그는 몸 상태와 폼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의 선택에 대한 의문들도 제기된다.
그가 지난 시즌 중반까지 무릎 인대 부상에서의 재활을 계속하고 있었을 때, 그에게 채식이 그의 최고의 퍼포먼스 레벨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아스널의 관계자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은 내부 스포츠 영양사 리차드 알리슨을 필두로 체계적인 영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훈련장에서 근무하는 두 명의 셰프와 원정 경기에 따라가는 한 명의 셰프를 보유하고 있다. 매일 아침, 선수들은 아이패드를 이용해 그들이 먹기를 원하는 음식을 주문한다. 클럽은 심지어 훈련에서의 GPS 데이터를 이용해 선수들에게 적합한 음식을 추천하는 기술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아스널은 선수들의 몸을 스캔해 비만 정도와 지방 조직, 뼈의 구조를 알려주는 DEXA (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선수들은 스캔 결과를 훈련장에서 확인하게 되고, 결과를 보고 필요하다면 변화를 주게 된다.
클럽은 베예린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 그와 원하는 다른 선수들에게 채식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채식으로의 식단 변화에 흥미를 갖는 선수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 많은 선수들이 아스널이 경기와 훈련 중에 제공하는 무-유제품 보충제를 요구했다.
이 스페인 국가대표 풀백이 채식으로 식단을 바꿨을 때, 그는 거의 바로 고통과 염증이 줄어드는 효과를 느끼고 기뻐했다. 그러나 그는 첫 두 달 동안 그의 엄마에게도 이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이 사실을 말씀드리면, ‘무슨 말을 하는거니? 경기할 때 쓸 힘은 어디서 얻게?’라고 말했을 겁니다.” 그는 말했다. “그러나 의사는 ‘엑토르, 이렇게 좋은 혈액 검사 결과는 15년 만에 처음이에요.’하고 말했죠.”
“거의 항상 단기간만에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로벨은 말했다. “만약 당신이 건강해지기 위해 식단을 바꾼다면, 당신은 채소가 모든 일에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식물은 곧바로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내는 화학 성분을 갖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채식하기 전에는 충분한 채소를 먹지 않죠. 식단을 바꾸면 갑자기 균형적인 영양 상태를 갖게 되고 무기물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보다 염증이 덜 하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러한 의견은 스포츠 영양학계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 선수들이 식단을 바꾸면, 그들은 즉각적인 효과에 그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려 한다. 특히 채소와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려 한다. 그들의 소화 능력은 향상되고, 빡빡한 프리미어리그 일정 중에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탄수화물도 더욱더 많이 소비할 수 있게 된다. 몇몇의 영양사들은 식물의 알칼리성 성분이 높은 강도의 활동에도 젖산의 생성을 막아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서 우세한 의견은 이러한 이점들이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아서가 아니라 더 질이 높은 영양의 음식들을 소비했기 때문에 나왔다는 것이다. “고기를 먹지 않아서 좋아진 게 아니에요.” 또다른 유명 영양사는 설명했다. “긍정적인 효과들은 과일, 채소, 콩들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의 식단이 더 다양해지고 건강해진 거죠.”
“더 게임 체인저스는 패스트푸드 대신 자연적인 음식들로 식단을 바꾼 후 좀 더 민첩해지고 훌륭한 신체를 갖게 되는 미국의 축구선수들을 다룹니다… 근데 이런 효과는 당신도 충분히 얻을 수 있어요.” 로벨은 말했다. “나쁜 걸 먹다가 좋은 걸 먹기 시작한 거예요. 그들은 몇 달 동안 좋은 효과를 보겠지만, 만약 그들이 이런 식단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러 문제를 겪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급속도로 좋아지는 혈액 검사 결과도 좋아지는 것을 멈출 수 있다. 칼슘과 비타민 B12 수준은 전형적으로 내려가게 된다. 식단에 철분이 부족하면 피로와 부상 위험의 정도가 높아지는 빈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생선에 함유되어 있는 오메가 3가 부족하면 염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수치들은 세심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은 많은 단백질 섭취를 요구받는 경향이 있고,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의 질에 대한 논쟁들이 계속되어 왔다. 콩 같은 다량의 단백질을 보유한 채소들은 섬유소 역시 많이 들어 있기에 매우 큰 포만감을 주게 된다.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단백질의 양을 모두 섭취하기 위해 천연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은 쉽지도, 실용적이지도 않다. 심지어, 충분한 아미노산을 얻기도 힘들어지는데, 몇몇의 전문가들은 이렇게 되면 근육의 성장을 방해하고 힘줄과 인대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영양사들이 개입해 조언을 하고 선수들이 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은 디테일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법이다. – 예를 들어 잎이 무성한 샐러드에 레몬즙을 뿌리기만 해도 비타민 C 섭취량을 늘리고 철분 흡수량을 향상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영양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채식 중심적인 식단을 추구하는 선수들은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몇 가지 부분에서의 보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보충제는 거의 필수적이죠.” 로벨은 말했다. “나는 몇 가지 불균형이나 결핍을 방지하기 위해 보충제를 섭취하지 않는 비건은 상대하지 않을 겁니다.”
이것은 베예린이 작년에 “나는 보충제를 먹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베예린은 집에서 그에게 적절한 음식을 제공해주는 개인 셰프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채식에 관련된 책들에 빠졌었고, 훌륭한 영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들을 맞닥트린다.
베예린이 지난 12개월 동안 보여준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분명히 좌절감이 느껴질 것이다. 그의 최근 성과를 평가할 때에는 십자 인대 부상이 식단보다 확실히 더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이미 그의 머리를 짧게 잘랐다.
아마 그가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계속해서 마주하는 이유는 그의 식단이 여전히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 채식 위주의 식단의 이점을 알아보고 있지만, 동물성 식품을 아예 끊은 선수는 거의 없다.
윤리적인 관점에서, 채식은 종종 흑백 논리를 통해 묘사된다. 영양적인 면에서, 채식은 회색 정도의 위치에 서있다. “식물을 중심으로 한 식단은 좋죠.” 로벨은 말했다. “나는 만약 가능하다면, 채식주의자처럼 먹으면서 고기도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벨은 자주 채식주의자로 묘사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였던 저메인 데포와 함께 일해왔다. 그러나 데포는 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인정했는데 – 경기가 다가오면 고기를 먹는다고 했다. 이제는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에서 뛰고 있는 37살의 데포는 일주일에 약 4일은 채식으로만 짜여진 식단을 먹고, 경기 전날과 경기가 있는 날에는 동물성 단백질이 들어있는 음식(예를 들어 연어)을 먹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방식은 흔해지고 있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처음에는 완전한 채식을 채택하지만 이후에는 약간의 생선이나 치킨, 기름기가 적은 고기 등을 포함하는 식단을 짠다.
데포와 베예린의 차이는 당연하게도 전자의 식단이 좀 더 ‘건강한 생활’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베예린 역시 그것을 위해 채식을 택했지만 이제는 그의 결정에 도의적인 이유도 있기 때문에 데포와 비슷한 식단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베예린은 분명히 그의 선택에 미련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미 프로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동시에 윤리적인 식단을 꾸준하게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 이제 문제는 그것이 그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이다.
그가 최고의 폼을 되찾는 것만이 그의 결정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들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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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James McNicholas 2020.03.23
(사진: 디 애슬레틱)